"EU, 자국 중심 제도 도입…부담 최소화·기회로 활용할 대책 추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내년에도 당분간 대외경제 여건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국의 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의 실체가 더욱 뚜렷해지며 우리 경제와 산업에 실질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내년에도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는 한편 우리 업계와도 긴밀히 소통하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럽연합(EU)도 기후변화 및 공급망 대응 등을 위해 자국 중심의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현황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플라스틱 등 제품의 탄소 함유량에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된 탄소 가격을 부과해 징수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추 부총리는 “이번 달 발표된 EU CBAM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관련 산업 영향이 본격화된 계기”라며 “향후 EU 이행법령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영향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대(對)EU 수출량이 많은 철강 업종과 탄소 배출이 많은 알루미늄 업종, 중소 수출 기업 등에 대한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또 탄소 배출량 측정과 검·인증 비용을 지원하고 간이 탄소 배출량의 측정, 보고, 검·인증 체계 시스템(MRV)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EU 원자재법(CRMA) 입법 동향과 대응 방향도 점검했다.
추 부총리는 “EU는 역내 핵심 원자재 공급망의 다변화 등을 담은 핵심 원자재법 초안을 내년 1분기 발표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에 부당한 차별로 작용하지 않도록 EU와 입법 과정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 중반부터 시행할 EU 역외보조금 입법과 관련한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역외보조금제도는 외국 기업이 EU 시장에서 기업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을 추진하거나 공공 조달에 참여할 때 최근 3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내역을 신고해야 하는 법안이다.
추 부총리는 “우리 기업의 대EU 진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EU 측에 공정한 가이드라인 설계를 요구하고 국내 영향 분석, 교육·홍보 등 관련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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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기자 다른기사보기